전국의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나서며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도로 만들기 사업이 이용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법제도조차 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사단법인 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와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서울자전거포럼운영위가 주관한 ‘서울자전거포럼’이 자전거안전과 인프라구축방안을 부제로 관련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자전거사고 현황과 개선방향>을 발표한 교통사고해석기술연구원의 한창평 원장은 경찰청이 김소남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하여, 자전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자전거 교통사고가 2005년 929건 대비 2008년 2,130건으로 3년 만에 129% 증가하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사상자 수는 자망자 263명을 포함해 총 5,964명에 달하고, 자전거대 자동차의 사고비중이 78.8%를 차지하며 그 주요원인으로 안전운전 불이행이 57.9%로 분석되었다.
또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의 ‘자전거 교통사고 분석현황’ 자료에서도 2006년 전체교통사고 발생건수 21만3745건 가운데 자전거 사고는 7922건에서 2008년 21만5822건 중 1만848건으로 전체사고 점유율도 3.7%에서 5.02%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운전자의 가피해자 여부에서는 기존에는 자전거운전자가 피해자인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가해자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고, 이 경우 대부분 보행자와의 충돌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006년 1660건에서 2008년 2678건으로 61.9% 증가하여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 원인으로 관련법규와 인프라의 부실을 꼽았다.
교통안전공단 안전연구실의 최병호 박사는 <안전한 자전거도로의 설계원칙>을 주제로 자전거도로의 설계에는 반드시 철학과 원칙 그리고 다양한 결정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먼저 자전거 교통사고의 실태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횡단조건과 운전자, 자전거의 다양한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현장조사 및 관찰에 적용함은 물론, 사고누적구간 분석과 상충가능성을 주관평가하는 등 다양한 툴을 활용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특히 자전거 사고누적구간의 관리를 위해 국토해양부의 지침을 개정하여 공간적 위계 및 속도에 따라 지간선체계를 구축하고, 장해물 수시안전점검을 지역교통안전기본계획에 반영하며, 다양한 교통흐름에서 자전거가 우선권을 갖되, 자전거 사고시 운전자가 100% 책임지는 단계적 자전거 통행우선권제를 도입을 주장했다.
최박사는 자전거도로의 설계철학으로 직접적 매력적인 자전거 네트워크를 제시하고, 시점과 종점의 연결이 자동차통행에 방해받지 않고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직접성과 자전거로 사회문화적인 다양한 목적을 해결할 수 있는 매력이라 부연했다. 자전거도로의 안전원리로 자전거 인명사고가 주로 간선도로에서 발생함을 지적하고 간선도로에서 자전거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하고, 생활도로에서는 차도와 겸용해야 하므로 자전거가 통행우선권을 가져야 함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안전이 불충분한 자전거도로는 없는 것보다 못하다고 일갈했다.
(주)코랄디자인 편준범 대표는 <자전거안전과 환경을 고려한 도시계획 방안>을 발표하며, 자전거도로의 건설은 프랑스의 밸리브, 국내에서 자사가 참여한 송파구 등 공공디자인 차원에서 접근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네덜란드 등 해외의 경우 자전거 도로 및 노면표지, 자전거 전용표지 및 신호등, 편의시설 등은 오랜기간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찾아낸 결과임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공공자전거나 편의시설 등은 그 도시의 이미지, 색상, 특성 등을 잘 살린 독창적 디자인 개발이 필수적이라 말했다.
또, 자전거도로 건설에는 안전과 환경이 동시에 고려된 도시계획 방안을 담아야 하며 이는 기성도시와 신도시가 접근을 달리해야한다고 했다. 기성도시의 경우 도시브랜드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개인자전거 중심의 정책을 쓰되 기존시설을 개보수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하고, 신도시의 경우 도시를 만드는 차원에서 공공자전거 중심의 정책에서 대중교통시스템이 연계된 설계와 u-service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자전거는 법률상 ‘차마’에 해당되고, 도로교통법 제13조 6항에 ’자전거의 운전자는 자전거도로가 따로 있는 곳에서는 그 자전거도로로 통행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자전거 겸용도로가 존재하는 경우 차도가 아닌 겸용도로를 이용하여야 하지만 이미 전국 지역 곳곳에 설치된 보행자와의 인도상 겸용도로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자전거도로는 정부의 자전거도로에 대한 환경경, 안전성 등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각 지자체가 관할 경찰서와 협의하여 건설하고 있으나 이는 환경성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안전이 충분히 연구, 분석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먹구구식으로 건설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들 경쟁적으로 나선 자전거도로 건설이 이용자는 물론 보행자의 안전마저 위협할 뿐 아니라, 향후 이를 바로잡기 까지 엄청난 재원과 시간, 행정력, 인명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